강남역 치과 대기실 음악, 학원 학생 연주로 채운 하루

fe539 2026.09.19 11:01 열람 4

지난가을 실장님이 학원으로 흥미로운 제안을 하셨습니다. 대기실에 늘 같은 플레이리스트만 틀어 놓으니 직원들도 지겨워한다며, 학생들이 연습한 곡을 녹음해서 틀어 볼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학원 중급반 학생 몇 명이 연습곡을 녹음하기로 했습니다. 피아노와 첼로로 잔잔한 곡을 골라 연주했는데, 실제 공연장이 아닌 병원에 틀 음악이라는 걸 알고 나니 학생들이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연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테헤란로4길에 있는 대기실 크기와 분위기를 사진으로 받아 보고,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흐를 수 있는 편곡으로 조정했습니다. 진료 소리가 섞여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잔잔한 톤을 골랐습니다.

녹음을 마친 곡은 몇 달 주기로 새 곡으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새 학기마다 연습하는 곡이 바뀌니 자연스럽게 대기실 음악도 계절마다 달라지는 구조가 됐습니다.

몇 주 뒤 원장님이 환자분들이 이 음악이 누구 연주냐고 물어보신다는 얘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학생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더니 다들 뿌듯해했습니다.

저희 학원 학생들에게는 실제로 누군가 듣는 공간에 곡을 들려준다는 경험 자체가 좋은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연습이 막연하게 느껴지던 학생들도 이후로는 목표를 두고 연습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희 학원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실전 경험을 주면서 동시에 지역 병원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어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협업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공간이 있다면 이어 가 보고 싶습니다.

병의원이나 상업 공간에 학생 연주로 배경음악을 채우고 싶으신 곳이 있다면 공간 분위기와 원하는 느낌을 알려주시면 협업을 제안해 드리겠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