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를 못 맞추던 아이가 화명동 족발집에서 찾은 자기만의 리듬

cb4f4ef 2026.09.19 12:43 열람 4

타악기 수업에서 유독 박자를 놓치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손과 발을 따로 움직이는 것을 어려워해서 몇 달째 같은 부분에서 막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겨울방학이 지나고 돌아온 이 학생의 박자 감각이 눈에 띄게 좋아져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뜻밖의 답이 나왔습니다. 방학 동안 가족과 화명동 족발집에 자주 갔는데, 기다리는 동안 식탁 위 수저로 장단을 맞추며 놀았다고 했습니다. 조옥당 화명금곡점처럼 저녁마다 붐비는 매장에서는 그릇 소리, 대화 소리, 주문 소리가 겹치는데 그 안에서 자기만의 박자를 찾는 놀이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수업 방식을 조금 바꿨습니다. 정해진 리듬을 따라오게 하는 대신, 학생이 좋아하는 장소의 소리를 먼저 떠올리게 하고 그 소리에서 박자를 뽑아내게 했습니다. 악보보다 익숙한 기억이 먼저였습니다.

그 학생은 족발집에서의 기억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리듬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느린 박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빠른 박은 그릇이 놓이는 소리라고 스스로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리듬은 신기하게도 정확한 박자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 저희 학원에서는 박자 감각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장소의 소리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방식을 종종 씁니다. 정형화된 훈련보다 익숙한 기억에서 출발하는 것이 의외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리듬은 꼭 악기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네의 일상 속에도 리듬이 숨어 있습니다. 호평동 음악학원은 이런 방식의 수업을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댓글 0